서경덕 교수 "오픈마켓서 필터링 작업 제대로 했어야"
오픈마켓 측 "판매자가 상품 등록…필터링 한계 있다"
국내 유명 온라인 쇼핑몰 대다수에서 일본의 '가미카제'와 관련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미카제는 제2차 세계대전 때 폭탄이 장착된 비행기를 몰고 자살 공격을 한 일본군의 자살 특공대를 말한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1일 "다가오는 광복 75주년을 맞아 국내 대표 온라인 쇼핑몰 24군데를 조사해 본 결과 18곳에서 가미카제 관련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일보가 국내 유명 오픈마켓(온라인 쇼핑몰)을 확인해 본 결과 위메프, 11번가, 쿠팡, 네이버쇼핑, 지마켓, 티몬 등 대부분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티셔츠, 모자, 신발 등 가미카제와 관련한 상품을 팔고 있다.
일부 제품에는 가미카제라는 용어가 프린팅 돼 있고, 과거 가미카제 특공대가 사용한 전투기를 연상시키는 프라모델도 버젓이 판매되고 있었다. 다만 일부 제품은 서 교수의 지적 이후 판매가 중단됐다.
경기도 가평의 한 숙박업소에서는 객실 이름을 '카미카제(가미카제)'라고 이름 붙였다. 이 숙박업소의 객실 역시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 예약이 가능했다.
서 교수는 이에 대해 "전 세계 곳곳에서 가미카제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몰라 제작됐던 상품들을 발견하면 메일을 보내 수정해 왔다"며 "그런데 정작 국내 쇼핑몰 여러 곳에서 판매가 되고 있어 큰 충격"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 전범기인 욱일기 디자인과 연관된 것이 많아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 판매되는 상품들을 당연히 금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 연구팀은 앞으로 해당 쇼핑몰들에도 상품 정정 요청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무리 판매자가 직접 제품을 파는 방식이어도 쇼핑몰 측에서 상품을 제대로 검증했어야 한다는 게 서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11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쇼핑몰에서 필터링 작업을 잘 했어야 하는데, 그 작업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생긴 문제"라며 "플랫폼 역할을 한다고 하더라도 욱일기나 가미카제 제품을 필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몰들은 모니터링 작업을 하더라도 오픈마켓 특성상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위메프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에 "온라인 오픈마켓은 플랫폼을 만들어놓고 판매자들이 상품을 등록해서 판매하는 방식이어서 걸러내려고 노력해도 빠지는 경우가 있다"며 "금칙어 설정 등으로 지속적으로 판매를 막고 있고 묵인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티몬 측은 "판매자가 상품을 직접 올린 후 사후 검증을 하고 있는데 이날 관련 상품을 차단 해둔 상태"라며 "욱일기 관련 상품 등 일부는 사전에 검열을 하고 있지만 하루에도 수많은 상품이 올라오다보니 모든 문제시되는 상품을 다 차단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쿠팡 측도 "판매자가 등록한 상품을 수시로 세심하게 모니터링 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한국일보 뉴스 네이버 채널 구독하기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August 11, 2020 at 12:16PM
https://ift.tt/2XNiOaD
모자에 숙소까지… 무분별한 '가미카제' 상품 판매 - 한국일보
https://ift.tt/3fkzJr5
No comments:
Post a Comment